YURIE'S NOTE
판례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려던 계획은 매매계약의 중요 부분일까 - 대법원 1996. 3. 26. 선고 93다55487 판결 | 동기의 착오와 부동산 매매계약의 취소

2026/11/06 | 읽는 시간 약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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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매수인이 잔금 전액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계약금과 중도금은 자기 자금으로 지급하고, 잔금은 금융기관의 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하는 방식도 흔히 사용됩니다.

그런데 매수인이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 이후 해당 부동산의 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매수인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를 살펴볼 수 있는 판결이 대법원 1996년 3월 26일 선고 93다55487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단순히 대출이 불가능해진 경우의 계약 취소 여부를 다룬 것이 아닙니다.

매수인의 자금 조달 계획이 계약 체결의 동기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상대방에게 표시되어 매매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원심과 대법원이 동기의 착오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결론을 내렸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의 개요

잔금 1억 8,200만 원을 대출로 마련하려던 매수인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들로부터 4층 규모의 여관 건물과 그 대지를 매수하기로 했습니다.

매매대금은 4억 2,200만 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계약금과 중도금만 마련한 상태였고, 잔금 1억 8,200만 원은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계약 체결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부동산 소개인이 매매목적 부동산을 잔금 지급 전에 담보로 제공하면 은행이나 보험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고는 이 설명을 믿고 대출을 통해 잔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들에게 자신의 자금 사정과 대출 계획을 알리고, 잔금 지급 전에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피고들은 이러한 부탁을 받아들여 대출에 협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계약 당시 이미 대출이 불가능했던 상황

문제는 당시 금융기관의 대출 규정이었습니다.

계약 당시 은행이나 보험회사의 대출 관련 규정에 따르면 건물 연면적의 절반 이상이 임대되고 있는 제3자 소유 부동산은 담보대출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여관 건물은 당시 제3자에게 임대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계약 당시 이미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드러나자 원고는 계약 당시 대출 가능 여부에 관한 착오가 있었다는 이유로 매매계약의 취소를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은 결국 법정에서 계약 체결 당시의 착오가 민법상 계약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다투게 되었습니다.

 

법률적 쟁점

민법 제109조,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

이 사건의 핵심 법률 조항은 민법 제109조 제1항입니다.

민법 제109조 제1항은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착오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계약을 체결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에 착오가 있었던 경우에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매수인이 향후 임대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부동산을 매수한 경우
  • 매수인이 특정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약한 경우
  • 매수인이 해당 토지에 건물을 신축할 수 있다고 믿고 토지를 매수한 경우

이러한 사정은 계약을 체결하게 된 중요한 이유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을 체결한 동기와 계약 자체의 내용은 법적으로 구분됩니다.

대법원은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 내용의 착오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았어야 한다는 법리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판단해야 할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수인이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려 했다는 계획이 매도인에게 알려졌다는 사실만으로 매매계약의 중요한 내용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달랐습니다.

 

원심의 판단

서울고등법원 1993. 9. 21. 선고 93나4238 판결

원심은 매수인의 착오를 이유로 한 매매계약 취소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원심의 판단을 이해하려면 먼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심은 증거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사정을 인정했습니다.

  • 첫째, 원고는 계약금과 중도금만 준비한 상태였고 잔금 1억 8,20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 체결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 둘째, 부동산 소개인은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이나 보험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셋째, 원고는 이러한 설명을 믿고 대출을 통해 잔금을 지급할 계획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넷째, 원고는 자신의 자금 사정과 대출 계획을 매도인들에게 알렸으며, 매도인들도 잔금 지급 전에 대출받을 수 있도록 협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 다섯째, 실제로는 당시 금융기관의 규정상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매수인에게 동기의 착오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원심이 대출 계획이 매도인들에게 표시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매매계약의 내용도 이루고 있었다고 판단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계약 당시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잔금을 대출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원고가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원심은 매수인의 대출 계획에 관한 착오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계약 취소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원심 판단의 의미

원심은 매수인의 대출 계획이 단순한 개인적인 자금 조달 방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약 체결 과정에서 매도인에게 전달되고 매도인의 협조 약속까지 있었던 사정에 주목했습니다.

즉, 계약 당사자 사이에 대출 계획에 관한 인식과 협조가 있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본 것입니다.

매수인에게 대출이 불가능했다는 사실이 단순히 계약 이후 발생한 사정이 아니라 계약 체결 당시부터 존재했던 객관적인 사실이었다는 점도 원심의 판단에서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동기가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출 계획을 알리고 협조를 약속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가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먼저 대법원은 동기의 착오와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에 대한 기존 법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의사표시의 동기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았을 때에 한하여 법률행위 내용의 착오가 되어 취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가 인정되려면 다음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 표의자 본인이 그러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어야 합니다.
  • 일반인도 표의자의 처지에 있었다면 그러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어야 합니다.

이를 이 사건에 적용하면 매수인에게 대출 계획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출이 불가능했다면 계약 자체를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상대방에게 표시되었거나, 적어도 매도인들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원고가 대출 계획을 매도인들에게 알렸고, 매도인들이 대출에 협조하기로 약속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매수인이 계획한 대출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해당 부동산을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까지 매도인들에게 표시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매도인들이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매수인의 잔금 지급 방법이나 대출 계획이 매매계약 내용의 중요한 부분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한 이유

대법원은 원심이 대출이 불가능했다는 객관적인 사실과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한 나머지, 동기의 착오가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었는지에 관한 법리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심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대출 불가능 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매도인들에게 표시되었거나 매도인들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의 법리를 오해했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이 매수인의 계약 취소를 최종적으로 배척하는 확정판결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환송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판결의 의미는 대출 불가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가 언제나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에서 인정된 사실과 증거만으로는 동기의 착오가 계약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비교

이번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두 법원이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라보면서도 법률적으로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입니다.

쟁점 원심 대법원
대출 계획의 표시 매도인에게 표시됨 표시 사실만으로는 부족
매도인의 협조 약속 계약 내용으로 편입된 사정으로 판단 대출 협조와 계약의 전제조건은 별개
대출 불가 시 계약 체결 여부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 그 사정이 매도인에게 표시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음
동기의 착오 계약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 인정 중요부분의 착오로 보기 어려움
결론 계약 취소 인정 원심 파기환송

두 판단의 차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원심은 매수인의 대출 계획이 매도인에게 알려지고 협조 약속까지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했지만, 대법원은 대출이 불가능하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까지 상대방에게 표시되었는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이 차이가 바로 이 판례의 핵심입니다.

 

판례의 법률적 의미

동기의 표시와 계약 내용으로의 편입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이번 판결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볼 법리는 동기의 표시와 계약 내용으로의 편입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수인이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매도인에게 알렸다면, 대출 계획이라는 동기가 상대방에게 표시된 것은 사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 대출이 계약 체결의 전제조건이 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두 가지 상황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사례 A. 단순히 대출 계획을 알린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잔금은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급할 예정입니다. 대출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매도인은 이에 동의하고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기로 합니다.

이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의 자금 조달 계획을 알고 있고 대출 절차에 협조하기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대출이 불가능하면 매수인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까지 합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례 B. 대출 실행을 계약의 전제조건으로 정한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이 부동산을 담보로 최소한 일정 금액의 대출이 실행되어야 잔금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금액의 대출이 실행되지 않으면 계약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계약을 종료하고 계약금을 반환받는 조건으로 계약하고 싶습니다."

매도인이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이고 계약서에도 해당 내용을 명시했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단순한 자금 조달 계획을 넘어 대출 실행 여부가 계약의 조건으로 합의되었는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법률관계에서는 계약서 문구뿐 아니라 계약 체결 경위, 당사자의 의사, 이행 과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매수인의 개인적인 계획이 계약의 내용으로 인정되려면 상대방에게 그 중요성과 법적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중요부분의 착오는 객관적인 기준으로도 판단한다

매수인 본인이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계약 취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표의자 본인에게 중요한 사항이었는지뿐 아니라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그러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인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계약을 체결한 개인적인 이유와 법률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중요부분의 착오는 구분해야 합니다.

 

부동산 매매계약 실무에서의 시사점

이번 판결은 부동산 중개실무에서도 참고할 만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매수인이 대출을 전제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자금 조달 계획을 확인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대출이 실행되지 않을 때 계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까지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 예정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개 과정에서 매수인이 잔금을 대출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도인이 이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하더라도 대출 불가 시 계약 취소나 계약금 반환까지 합의한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대출이 계약의 전제조건인지, 아니면 매수인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자금 조달 방법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대출 불가 시 처리 방법을 특약으로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이 계약의 중요한 조건이라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필요한 최소 대출 금액
  • 대출 신청 및 실행 기한
  • 대출이 불가능하거나 예상보다 적게 실행되는 경우의 처리 방법
  • 대출 불가의 판단 기준 및 확인 자료
  • 계약 해제 시 계약금과 이미 지급한 대금의 반환 방법
  • 매도인이 부담하는 대출 관련 협조 의무의 범위

특히 대출 불가 시 계약을 종료하고 계약금을 반환하기로 했다면, 단순히 '대출이 안 나오면 계약을 취소한다'는 표현보다는 적용 요건과 처리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매도인의 협조 의무와 대출 승인 여부는 별개입니다

매도인이 담보대출을 위한 서류 제출이나 금융기관의 확인 절차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대출 승인 여부는 금융기관의 심사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매도인의 협조 의무와 금융기관의 대출 실행 여부를 구분하고, 어느 범위까지 매도인이 책임지는지 계약서에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대법원 93다55487 판결은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의 자금 조달 계획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매수인이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는 사실, 그 계획을 매도인에게 알렸다는 사실, 매도인이 대출에 협조하기로 약속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대출이 불가능하다면 계약 자체를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상대방에게 표시되었거나 상대방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판결이 부동산 거래에 주는 실무적 교훈은 분명합니다.

계약을 체결하게 된 중요한 동기와 계약의 내용으로 합의된 조건은 다릅니다.

대출을 전제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다면 대출 계획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말고, 대출 실행 여부가 계약의 전제조건인지, 대출이 불가능할 경우 계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까지 명확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어떤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 조건에 합의했는지, 그 합의가 계약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가 향후 분쟁에서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YURIE's NOTE

실무 현장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분쟁 중 하나가 바로 "대출받아서 잔금을 치르려고 했는데 대출이 안 나와 계약을 깨고 싶다"는 매수인의 주장입니다.

많은 매수인들이 "대출받아 잔금 낸다고 미리 말했고 매도인도 협조해 준다고 했으니, 대출이 안 막히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대법원의 법리는 매우 단호합니다.

단순히 대출 계획을 알리고 협조 약속을 받은 것(동기의 표시)과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계약을 무효로 하고 계약금을 돌려받는다"는 점까지 계약의 필수 전제조건으로 합의한 것(계약 내용으로의 편입)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대출 실행 여부가 계약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사안이라면, 구두 전달이나 묵시적 양해에 의존하지 말고 특약란에 "대출 미승인 시 계약금 반환 및 무조건 해제"라는 구체적인 전제조건 특약을 반드시 명시해야만 억울한 계약금 몰취 위험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대출 계획 알림 및 협조 약속만으로는 동기의 착오가 계약 내용이 되지 않으며,
대출 미실행 시 해제 특약을 명시해야만 대출 불가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 및 반환이 보호받습니다.

유의사항 및 판례 정보

  • 이 글은 대법원 1996. 3. 26. 선고 93다55487 판결 및 서울고등법원 93나4238 판결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판례 분석입니다.
  • 대출 불가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 및 착오 인정 여부는 개별 계약서의 문언, 대출 미실행 시 해제 특약 유무, 당사자 간의 의사 표시 수준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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