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매도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몰취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계약금이 지나치게 많거나 실제 매도인이 입은 손해가 적은 경우에는 계약금 전액을 반환해야 할까요?
부동산 매매계약서에는 일반적으로 계약금과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에 관한 조항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계약금 몰취 조항이 존재한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계약금 전액을 당연히 몰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금 몰취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면 민법 제398조에 따라 감액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살펴볼 판결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년 6월 22일 선고 2021나38484 판결입니다.
이 사건에서 계약금은 전체 매매대금 41억 원의 약 2.44%에 해당하는 1억 원이었습니다. 법원은 계약금의 비율뿐 아니라 매수인이 부동산 거래를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법인이었다는 점, 매도인이 잔금 지급기일을 여러 차례 연장해 준 경위, 매수인이 대출 실행 직전에 계약 이행을 거절한 사정, 계약 해제 이후 매도인이 입은 경제적 손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그 결과 계약금 1억 원의 몰취 약정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감액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부당하게 과다한지는 계약금의 비율이나 실제 손해액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계약 체결 경위와 당사자의 지위, 채무불이행의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사건의 개요
매매대금 41억 원, 계약금은 1억 원
이 사건 원고는 부동산 매매 및 투자, 임대, 중개와 컨설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었습니다.
원고는 2019년 7월 10일 피고 소유의 화성시 소재 숙박업소를 매수하기로 계약했습니다.
매매대금은 총 41억 원이었습니다.
| 구분 | 금액 및 지급일 |
|---|---|
| 계약금 | 1억 원 (2019. 7. 10.) |
| 중도금 | 6억 원 (2019. 7. 31.) |
| 잔금 | 34억 원 (2019. 8. 16.) |
| 합계 | 41억 원 |
계약금은 전체 매매대금의 약 2.44%였습니다.
일반적인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을 매매대금의 10% 정도로 정하는 관행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비율이었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매매계약과 별도로 숙박업소의 위탁경영에 관한 특약도 체결됐습니다.
매매계약과 함께 체결된 위탁경영 약정
당사자들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지급한 이후에도 매도인이 해당 숙박업소를 위탁받아 계속 운영하는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특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면 매도인은 위탁경영자로 숙박업소 운영을 계속한다.
- 위탁경영계약의 보증금은 6억 원으로 한다.
- 위탁료는 월 1,900만 원으로 한다.
- 위탁경영 기간은 5년으로 한다.
- 위탁경영 보증금 6억 원은 매매계약의 중도금으로 대체한다.
- 매수인은 은행 앞으로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매도인은 위탁경영 보증금 6억 원에 관하여 2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한다.
또한 특약사항 제6항에는 중요한 조항이 있었습니다.
매수인이 필요로 하는 금액까지 대출이 실행될 예정임에도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은 손해배상 및 위약금으로서 매수인이 포기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즉, 이 사건은 단순한 부동산 매매계약이 아니라 매매와 위탁경영이 결합된 거래였습니다.
잔금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계약 이행이 지연되다
원고는 매매계약에 따라 계약금 1억 원을 지급했고, 2019년 7월 31일 중도금 6억 원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중도금 6억 원은 곧바로 위탁경영계약의 보증금 명목으로 원고에게 반환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는 그중 1,000만 원을 피고에게 지급했고, 피고는 이를 중도금으로 영수했다는 내용의 영수증을 발급했습니다.
문제는 잔금 34억 원이었습니다.
원고는 금융기관에 대출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에 약정된 잔금 지급일인 2019년 8월 16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피고는 이러한 상황을 양해하고 잔금 지급기일을 연장해 주었습니다.
대출 승인이 이루어진 직전 날, 매수인이 계약 이행을 거절하다
이후 원고는 2020년 3월 다른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해당 금융기관 담당 지점장으로부터 대출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원고는 이를 피고에게 알렸습니다.
피고 역시 금융기관 담당 지점장과 직접 통화하여 2020년 3월 24일 대출이 실행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대출 실행 전날인 3월 23일 매도용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고 법무사에게 연락하는 등 잔금 수령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를 진행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원고는 피고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그 이유는 원고 대표이사의 배우자가 계약 이행에 반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피고는 2020년 5월 18일 내용증명으로 잔금 지급을 최고했고, 원고가 잔금을 지급하지 않자 2020년 6월 1일 계약 해제를 통보했습니다.
피고는 계약금 1억 원을 손해배상금 및 위약금으로 몰취하고, 이미 지급받은 1,000만 원도 중도금 반환에 따른 사례금이라는 이유로 반환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요 법률적 쟁점
이 사건에서 법원이 판단한 쟁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매수인의 대출 불가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가?
둘째, 계약금 몰취 조항은 위약벌인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가?
셋째, 계약금 1억 원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감액되어야 하는가?
넷째, 계약 해제 이후 중도금 명목으로 지급한 1,000만 원도 매도인이 보유할 수 있는가?
각 쟁점은 서로 다른 법률적 판단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계약금 몰취가 인정되는지와 그 금액을 감액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제1심 및 항소심의 판단
제1심의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6. 9. 선고 2020가단5114125 판결)
제1심은 원고의 청구 중 5,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에 관한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다만 현재 확인한 항소심 및 상고심 판결문에는 제1심이 5,000만 원을 인정한 구체적인 법률적 판단 이유가 모두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1심의 감액 근거를 추측하여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원고가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 1억 1,000만 원의 반환을 구했고, 제1심이 그중 5,000만 원을 인용했다는 점입니다.
이후 원고와 피고 모두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계약금 몰취의 법적 성격과 감액 여부가 다시 검토되었습니다.
항소심의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22. 선고 2021나38484 판결)
항소심은 제1심과 달리 계약금 1억 원 전액의 몰취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중도금 명목으로 지급한 1,000만 원은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출 불가를 이유로 한 착오 취소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원고는 매매계약 체결 당시 해당 숙박업소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대출이 불가능했으므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우선 매도인이 매수인 측 중개업자에게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확언했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매수인이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려 했다는 잔금 지급 방법이나 계획 자체가 매매계약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이 부분에서 대법원 1996. 3. 26. 선고 93다55487 판결을 참조했습니다.
더욱이 이 사건에서는 2020년 3월 실제 대출 승인이 이루어졌고, 대출 실행 전날까지 계약 이행이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고는 대표이사의 배우자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계약 이행을 거절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도 고려하여 착오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계약금 몰취 조항은 위약벌이 아니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법률적 쟁점 중 하나입니다.
피고는 매매계약서 제6조와 별도의 특약사항 제6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계약금 몰취 조항은 손해배상과 별도로 부과되는 위약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위약벌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당사자의 경제적 지위, 약정의 목적, 위약금의 규모, 별도의 손해배상청구 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했습니다.
- 첫째, 특약사항 제6항은 매수인의 채무불이행 유형을 특정하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금 및 위약금으로 계약금을 몰취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 둘째, 계약서의 일반 조항과 별도 특약을 함께 살펴보면 계약 해제로 발생하는 금전적 문제를 계약금 몰취로 해결하고, 별도의 손해배상청구는 배제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었습니다.
- 셋째, 별도 특약을 둔 목적은 대출 실행과 잔금 지급을 강제하는 한편, 계약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를 사전에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 넷째,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실제 손해액을 일일이 증명하지 않고 분쟁을 간이하게 해결하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채무자에게 심리적인 경고를 주어 계약 이행을 확보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출 실행과 잔금 지급을 강제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해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는 성격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계약금 몰취 조항을 위약벌이 아니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았습니다.
계약금 1억 원은 부당하게 과다한가
그렇다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된 계약금 1억 원은 감액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다만 실제 손해가 없거나 예정액보다 적다는 사실만으로 감액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계약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위, 거래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중요하게 본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고는 부동산 거래에 익숙한 전문 법인이었다: 원고는 부동산 매매업, 투자업, 중개업, 컨설팅업 등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법인이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 거래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에 관하여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 계약금은 매매대금의 약 2.4%에 불과했다: 전체 매매대금은 41억 원이었고 계약금은 1억 원이었습니다. 매매대금 대비 약 2.44%로,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에서 계약금을 매매대금의 약 10%로 정하는 관행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비율도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사정으로 고려했습니다.
- 매도인은 잔금 지급기일을 여러 차례 연장해 주었다: 원고는 최초 잔금 지급기일에 잔금을 지급하지 못했지만, 피고는 이를 양해하고 지급기일을 연장해 주었습니다. 이후 대출이 승인되었고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까지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원고는 대출 실행 직전에 계약 이행을 거절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위를 고려할 때 원고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감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매도에게 실제 경제적 손실도 발생했다: 피고는 계약이 해제된 이후 숙박업소를 계속 운영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국 2021년 8월 해당 숙박업소를 기존 매매계약의 매매대금보다 1억 5,000만 원 낮은 금액으로 매도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까지 종합하여 계약금 1억 원을 몰취하는 것이 매수인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거나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계약금 1억 원 전액의 몰취를 인정했습니다.
중도금 명목으로 지급한 1,000만 원은 반환해야 한다
그렇다면 매도인이 받은 1,000만 원도 계약금과 함께 몰취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매수인은 중도금 6억 원을 지급한 후 이를 위탁경영계약의 보증금 명목으로 돌려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매도인에게 1,000만 원을 지급했고, 매도인은 해당 금액을 중도금으로 영수했다는 내용의 영수증을 발급했습니다.
매도인은 해당 금액이 중도금 반환에 따른 사례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영수증에 명시적으로 중도금이라고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해당 1,000만 원은 중도금으로 보아야 하고, 매매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부분은 계약서와 영수증 등 거래 과정에서 작성된 문서가 금전의 법적 성격을 판단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최종 판결 결과
항소심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 매도인의 계약금 1억 원 몰취 인정
- 매도인이 중도금 명목으로 받은 1,000만 원 반환
- 계약금 외 추가 손해배상청구 불인정
- 원고의 항소 기각
- 피고의 항소 일부 인용
따라서 매도인은 계약금 1억 원을 보유할 수 있었지만, 별도로 받은 중도금 1,000만 원은 반환해야 했습니다.
판결의 법률적 의미
계약금 몰취 조항은 일반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된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금이라는 표현이 함께 기재되어 있다면, 그 조항이 위약벌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구체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별도 특약을 두었다는 사실만으로 위약벌이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계약금 몰취로 채무불이행에 따른 금전적 문제를 일괄적으로 해결하고 추가 손해배상을 배제하려는 취지가 인정되었습니다.
계약금이 적다고 해서 감액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에서 계약금이 매매대금의 약 2.4%였다는 사실은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일반적인 법칙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금 비율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감액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계약금이 매매대금의 10%라고 해서 언제나 감액되는 것도 아닙니다.
계약자의 경제적 지위와 계약 체결 경위, 거래의 성격, 위약금 약정의 목적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 손해가 손해배상예정액보다 크더라도 추가 청구는 제한된다
이 사건에서 매도인은 계약금 1억 원을 몰취한 이후에도 실제 손해가 그보다 크다며 추가 손해배상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계약금 몰취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인정되면 원칙적으로 실제 손해액이 예정액보다 크다는 이유만으로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매도인의 추가 손해배상 및 상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계약 해제 후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은 구분해야 한다
계약 해제에 따라 이미 지급된 금전은 원상회복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별도의 법률관계입니다.
이 사건에서 계약금 1억 원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몰취되었지만, 별도로 중도금으로 지급한 1,000만 원은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반환되었습니다.
따라서 계약 해제 후 지급받은 돈을 정산할 때에는 각 금액의 지급 원인과 법적 성격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후속 대법원 판결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다252387 판결
이 사건은 항소심 이후 대법원에 상고되었습니다.
다만 후속 대법원 판결의 핵심 쟁점은 계약금 몰취의 정당성이나 감액 여부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피고가 항소기간이 지난 이후 제출한 서면을 적법한 부대항소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03조에 따르면 피항소인은 항소권이 소멸한 뒤에도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부대항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대항소의 취지가 명확해야 하고, 상대방에게 이에 관한 공격과 방어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항소기간이 지난 후 '항소장'이라는 제목의 서면을 제출했습니다.
그 서면에는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여 제1심판결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구하는 의사를 명확히 했고, 원고도 해당 서면을 송달받아 대응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 서면의 명칭이 '부대항소장'이 아니더라도 그 내용과 절차를 종합하여 적법한 부대항소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계약금 몰취와 감액에 관한 실체적 판단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항소심 판결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항소심의 부대항소 처리와 심판 범위에 관한 판단을 유지한 것이지, 계약금 1억 원의 감액 여부를 별도로 심리하여 새로운 법리를 제시한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 매매계약 실무에서의 시사점
계약금 몰취 조항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할 것
계약서에 위약금, 위약벌, 손해배상금 등의 표현이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명칭만으로 법적 성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계약금 몰취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에 따라 추가 손해배상청구 가능성과 감액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는 계약금 몰취가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인지,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등을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을 전제로 계약한다면 대출 불가 시 처리 방법을 명시할 것
이 사건에서 매수인은 대출을 통해 잔금을 지급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초 대출이 불가능해졌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었습니다.
더욱이 이후 대출 승인이 이루어졌음에도 매수인이 계약 이행을 거절했기 때문에 채무불이행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대출을 전제로 계약하는 경우에는 대출금액, 실행 기한, 대출 불가 시 계약 처리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도금과 별도 지급금의 성격을 명확히 할 것
이 사건에서 1,000만 원은 매도인이 사례금이라고 주장했지만, 중도금 영수증이 발급되어 있었기 때문에 중도금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계약 과정에서 중도금 일부를 반환하거나 별도 금액을 주고받는 경우에는 지급 목적과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단순한 계좌이체 내역만으로는 분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영수증이나 별도 합의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무리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나38484 판결은 부동산 매매계약이 매수인의 잔금 미지급으로 해제된 경우 계약금 몰취의 법적 성격과 감액 가능성을 판단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의 계약금 몰취 조항을 위약벌이 아닌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매수인이 부동산 거래에 익숙한 전문 법인이었던 점, 계약금이 매매대금의 약 2.4%로 낮았던 점, 매도인이 잔금 지급기일을 여러 차례 연장해 준 점, 계약 해제 이후 매도인이 숙박업소를 더 낮은 가격에 매도한 점 등을 종합하여 계약금 1억 원의 감액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중도금 명목으로 영수증까지 발급된 1,000만 원은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이 보여주는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계약금 몰취가 유효한지, 그 금액을 감액할 수 있는지, 별도로 지급된 금전을 반환해야 하는지는 각각 구분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은 단순히 매매대금의 일부가 아닙니다.
계약금의 법적 성격과 위약금 약정의 내용에 따라 계약 해제 이후 당사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 작성 단계부터 계약금의 성격과 채무불이행 시 손해배상 범위, 별도 지급금의 처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YURIE's NOTE
이번 판결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계약금이 매매대금의 2.4% 수준으로 매우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인이 부동산 전문 법인이었다는 점과 잔금 기일을 여러 번 연장해 주었음에도 일방적으로 이행을 거절한 점 등을 종합하여 계약금 전액 몰취를 정당하다고 인정한 대목입니다.
실무에서는 "계약금이 너무 적으니 감액되겠지" 또는 "위약금 조항만 넣으면 추가 손해까지 다 받을 수 있겠지"라는 양측의 오해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계약금 몰취 조항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 추가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한편, 매수인의 귀책 사유가 중대할 때는 소액의 계약금이라도 감액 없이 온전히 지켜준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따라서 계약 체결 시 특약 문언을 정교하게 다듬고, 중도금이나 추가 지급금의 성격을 영수증 등으로 명확히 해두어야 불필요한 법적 공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계약금 몰취 조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감액 여부가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정되며,
별도로 오가는 금전의 법적 성격도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유의사항 및 판례 정보
- 이 글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22. 선고 2021나38484 판결 및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다252387 판결을 바탕으로 작성된 판례 분석입니다.
- 구체적인 계약금 몰취의 정당성이나 감액 여부, 원상회복 범위는 개별 계약서 문언과 당사자의 경제적 지위, 위반 경위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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